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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가미의 일상이야기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미술관 투어 후기.^^

안녕하세요 여러분~ 주 후반에 중부지방에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날씨라는 게 오락가락 할 수 있다보니ㅎㅎ 다행히 어제 비가 일찍 그치고 낮동안 햇살도 내리쬐더라구요~ 날씨도 나쁘지 않고 연차로 쉬게 된 어제, 드디어 시간을 내서 서울로 나갔답니다~ 제가 간 곳은 국립현대미술관인데요, 같은 이름으로 지점이 여러 군데가 있어요. 약 4년 전에 혼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갔을 때 조용히 작품을 들여다보면서 사색도 하고 유익한 정보도 얻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꼈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어서 오랜만에 또 혼자 미술관을 가게 되었는데요, 이번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으로 가 보았답니다. 시청역 근처에 있는 덕수궁 안에 위치해있어요~ 그래서 이 곳에 가기 위해서는 덕수궁 입장료를 내고 덕수궁 안으로 먼저 들어가서 쭉 둘러보면서 걷다가 덕수궁 미술관이 보이면 입장하시면 된답니다. 아, 참고로 덕수궁 입장료는 1000원입니다.ㅎㅎ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국립현대미술관 구경하러 왔다고 하니까 덕수궁 입장권 발권해주시는 직원분이 요즘 코로나때문에 인원수 제한이 있고 미리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다며 지금 스마트폰으로 예약을 알아보라고 하시더라구요. 한참을 알아보다가 폰 인터넷 속도도 너무 느리고 해서 일단 덕수궁 입장해서 미술관에 들어갔는데 다행히 평일이라 예약은 필요없다고 해서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답니다. 입장료가 2000원 정도인걸로 알고 갔는데 제가 간 날만 그런건지 무료라고 해서 기분이 급 좋아졌다는..ㅎㅎ 인터넷에 검색하면 덕수궁관은 '관람료 변동가격'이라고 되어있는데 시기마다 달라지는 것인가 싶기도 해요.

입구에서 체온 체크도 하고, 신분증 확인 및 간단한 개인정보 작성 후 입장이 가능합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는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이라는 이름으로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기간은 8월 23일까지에요. 서예전이라고 해서 처음엔 그림이 많이 없을 것 같아서 그렇게 기대되는 마음은 아니었는데 역시나 쭉 둘러보다보니 서예, 서체와 관련된 역사와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었고 가슴에 와 닿는 글귀들도 있어서 잠시동안 사색에 잠기기도 했답니다. 각각 의미가 있는 필선들이 모여서 하나의 글씨를 완성하고, 이것을 솔직한 심회(心懷)의 표현으로 봤던 전통 서예의 현대적 예술표현인 문자추상, 동서양 글씨의 획처럼 보이는 선이 주된 표현방식으로 구사된 추상회화 전반을 가리키는 서체추상 등의 작품들을 먼저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 몇 가지 작품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안상수_문자도

 

안상수_한글 만다라

 

 

1번 그림이 안상수 서예가의 '문자도'라는 작품입니다. 마치 그림인 듯 보이는 커다란 획들의 주변에 우리의 한글소리 중 하나인 'ㅎ'이 명확하게 꽂혀있는 모습이 인상깊었어요. 사진에는 없지만 이 그림의 바로 옆에는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시며 했던 유명한 말씀인 "우리나라 말은 중국의 말과 달라서 한자를 사용할 때 어떤 어려움이 있으니 내가 이를 불쌍히 여겨 우리나라 말에 꼭 맞는 한글을 창제하노니~"에 대한 글귀가 크게 걸려있었어요. 새롭게 태어난 우리나라 본연의 글자에 대한 소중함을 화풍에 녹여내고자 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2번 그림은 같은 서예가의 '한글 만다라'라는 작품이에요. 비슷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일중 김충현 서예가의 '도산가'라는 작품입니다. 성질이 서로 다른 한글과 한문서예의 경계를 허물고, 오히려 이 둘의 통합이 새로운 예술창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자세히 보면 한글과 한자가 뒤섞여서 쓰여진 것을 볼 수 있는데요, 그러면서도 전혀 서로 다르거나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조화롭게 잘 엮여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원래 '서예'라고 하면 한자를 잘 쓰는 것이었지만 한글이 창제되면서 점차 한글과 한자를 혼용해서 담게 되고, 이후에는 또 한글만을 예쁘게 담아내게 되는 형태로 조금씩 바뀌어나간 것 같아요.

 

 

 

 

 

 

원곡 김기승 서예가의 '일하는 시간을 갖자'라는 작품인데요, 이렇게 한글로만 쓰여진 작품을 보면서는 내용을 쭉 읽어보게 되고 생각에 잠기게 되더라구요. 마치 옛 선생님이 저에게 하시는 말씀 같았어요:) 시적인 표현과 함께 어우러져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현명하고 지헤로운 것인가에 대해 한참동안 생각해보게 만드는 글귀였답니다. 다른 분들도 어떤 글귀 앞에서 한동안 넋놓고 바라보더라구요. 이런 글귀는 시대를 가리지 않고 통하는 글귀니까요~

 

미술관에 가는 것이 엄청 재미있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시간을 내서 가 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특히나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하고 사색에 잠기는 것을 즐기는 분이라면 더더욱요.^^ 학창시절 국사나 미술 과목에서 배웠던 내용들이 어렴풋이 스쳐지나가기도 하고, 옛분들의 삶과 그들이 남긴 물건들을 보면서 삶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음이 좀 정화되고 차분해지면서 스트레스가 완화되는 효과도 있더라구요. 저처럼 혼자 가서 조용히 작품에 몰입하며 생각에 잠기는 것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 가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그럼 오늘의 포스팅 마치도록 할게요.^^